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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대견스런 입추
  • 이창준 기자
  • 등록 2025-08-09 19:03:15
  • 수정 2025-08-09 19: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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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덩이 더위에 속수무책이던 폭군의 태양이 

중천에 걸려 느린 걸음 해작질에도 탓을 못 하고

자글자글 끓어 후끈 달아오르길 달포 남 짓 됩니다


선하게 쓰여지지 못하는 태양빛은 직타를 날리고

삶에 혹독한 인내를 시험하듯

구석구석 잘도 찾아다닌 횡포 질 덕분에

땀방울 흐름이 준 희열을 배우기도 했습니다


보다 못한 입추의 기이한 경고인지

땡볕 퍼붓던 태양이 서산 넘으니 

간간이 부는 바람은 기고만장하던 열대야를 한치 밀어내고

아침맞이에 한결 숨통이 트입니다


아직도 힘쓰는 폭염은 이대로 물러날 어설픔이 아니겠지만

부릴 기승 남아있을 더위의 고통도 

그럭저럭 무난히 견딜 수 있는 위안으로 

여름꽃에 눈길을 줍니다


김 제 권(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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