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앞 절벽의 능선 위엔
기어오르는 운무 흐릿해지고
물기 먹다 팅팅 부은 첩첩 이파리는
성급히 떠나는 구름자락에 나풀댑니다
인적 뜸한 골짜기
풀숲 산 내음 맴돌고
푸르름 짙은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이 훑어내립니다
싱겁게 불어주는 소슬바람 사이로
시간 흐르는 먹먹함 부비고
물소리 넘쳐나는 계곡엔
젖은 감성 흘러
세월에 감긴 생각에 붙잡힙니다
곰배령 기슭에서
김제권(시인)
이창준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