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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수첩] '치킨값 벌러 들어갔다가 손실난다'... 공모주 용돈벌이의 실체
  • 김아리 기자
  • 등록 2025-11-28 14:4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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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청약만 하면 치킨값 번다”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증권사 계좌를 여러 곳 개설해 최소 청약으로 한 주만 받아도 본전 이상이라는 공식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공모주 시장의 구조가 달라지면서 이 전략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2010년 5월 26일 설립된 중견기업 더핑크퐁컴퍼니(주)는 공동 대표 주관사 미래에셋증권(주)과 삼성증권(주)을 통해 2025년 11월 18일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했다. 일반 투자자 공모주 청약 경쟁률은 846.9대 1을 기록했고 총 8조 452억 원의 청약 증거금이 몰렸다. 공모가는 희망 밴드 상단인 38,000원으로 확정됐다.


더핑크퐁컴퍼니는 전 세계 아이들을 사로잡은 ‘핑크퐁·아기상어’ IP를 보유한 글로벌 콘텐츠 기업으로, 2024년 매출액 77,569백만 원, 영업이익 18,811백만 원, 당기순이익 4,994백만 원을 기록하며 공모주 시장에서 기대심리를 강하게 자극했다.


하지만 상장일 당일부터 주가는 공모가보다 낮은 가격에서 형성됐고, 그 해 11월 27일 13시 35분 기준 34,000원대까지 하락하며 단기간에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안겨주었다. 

이 사례는 “공모주 = 단기 수익”이라는 공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비단 이번 사례만이 아니다. 몇 년 전 백종원의 더본코리아도 상장 직후 고점 형성에 실패하며 투자심리를 지켜내지 못했고, 저점 대비 반토막 수준까지 가격이 하락한 바 있다.


최근 공모주로 용돈벌이한다는 ‘부업 열풍’이 SNS를 중심으로 확산됐다. “들어본 유명한 기업이니까”, “초장에 빼면 1.5~2만원은 벌어 치킨 먹을 수 있다”는 식의 기대감 속에서 공모주 캘린더를 공유하며 청약 경쟁에 뛰어드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시장은 그 기대를 매번 보장해주지 않는다.


공모주는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여전히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다.  그러나 ‘무조건 치킨 값’이라는 공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이름 있는 기업이라고 해서 안전한 것도 아니며, 높은 청약 경쟁률과 SNS에서 부각되는 기대감이 곧 수익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탄탄한 중견기업조차 상장 당일부터 시장 검증의 파고 속에서 주가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 지금, 

공모주는 단순 희망회로가 아닌 데이터와 리스크 관리에 기반한 냉정한 판단이 필요한 투자다. 


이젠 '묻지마 공모주 청약 시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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