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학생들이 왼쪽 가슴에 손수건을 달고 일렬로 서 있다. 1978년 서울 매동국민(초등)학교 입학식 모습. (사진=국가기록원 제공)
'콧수건 달기 운동' – 내 코는 내가 닦는다
남의 코 닦기에 열중하는 사회
어릴 적 우리는 가슴에 작은 콧수건을 달고 다녔다. 콧물이 나오면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닦아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닦도록 배웠다. 단순한 위생 습관이 아니라 자기 관리와 책임의 시작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의 모습은 어떤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남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훈수를 두는 일이 더 익숙해졌다. 정치 사회 개인의 삶까지도 지나친 간섭과 비난이 일상이 되어버렸다.
SNS에서는 남의 행동을 끊임없이 평가하고 익명성을 무기로 타인을 공격하는 문화가 퍼져 있다. 서로를 향한 비난이 난무하고 때로는 한 개인의 실수나 선택이 집단적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자신은 뒤로 숨은 채 남을 가르치려 들고 도덕적 우위를 점하려 하는 태도가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다.
‘내 코는 내가 닦는다’는 기본적인 태도
이제는 돌아볼 때다. 우리는 정말 스스로의 삶을 잘 관리하고 있는가? 남을 비판하기 전에 내 문제를 먼저 해결하고 있는가? 남의 일에 간섭하는 데 쏟는 에너지를 나 자신을 성장시키는 데 사용할 수는 없을까?
이런 고민 속에서 ‘콧수건 달기 운동’을 제안한다. 이는 단순히 가슴에 콧수건을 달자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 타인의 삶에 함부로 개입하지 않는 태도를 가지자는 상징적인 운동이다.
콧수건 달기 운동의 세 가지 원칙
1. 책임 의식 – 내 문제는 내가 해결한다
우리는 때때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남을 탓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쓴다. 하지만 성숙한 사회는 각자가 자신의 책임을 다할 때 가능해진다.
어려움이 닥쳤을 때 먼저 스스로 해결하려 노력하자.
불평과 원망을 멈추고 해결책을 고민하는 습관을 들이자.
내 선택의 결과를 남에게 떠넘기지 말자.
2. 존중과 배려 – 타인의 삶에 간섭하지 않는다
모든 사람이 같은 방식으로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각자의 삶에는 그들만의 사정이 있고 우리는 이를 쉽게 판단할 수 없다.
남의 사생활이나 선택에 지나치게 간섭하지 말자.
내 기준으로 남을 재단하는 습관을 버리자.
다른 사람의 방식도 존중하고 다름을 인정하자.
3. 사회적 성숙 – 건강한 관계를 만든다
집단적 감시와 비난이 일상화된 사회는 불안하고 긴장감이 가득하다. 대신 우리는 더 따뜻하고 성숙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
남을 평가하기 전에 한 걸음 물러서 생각해 보자.
비판보다는 이해와 공감의 문화를 만들어 가자.
작은 변화가 사회를 바꾼다
우리 사회가 점점 더 피곤하고 예민해지는 이유는 단순하다. 각자의 코를 닦는 것보다 남의 코를 닦아주려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도한 간섭과 감시는 결국 우리 모두를 불편하게 만들 뿐이다.
‘콧수건 달기 운동’은 작은 변화지만 사회를 더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 각자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고 타인의 삶을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어 나간다면 우리는 더 따뜻하고 여유로운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우리 모두 가슴에 보이지 않는 콧수건을 달아보자. 그리고 '내 코는 내가 닦는다'는 마음가짐으로 살아가 보자. 그것이 성숙한 사회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