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국(칼럼니스트. 박약회 운영위원)잘 아시다시피 적멸보궁(寂滅寶宮)은 부처님의 진신사리(眞身舍利)를 모시는 사찰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5대 적멸보궁(통도사, 오대산 중대, 법흥사, 정암사, 봉정암)이 있다.
부처님의 몸에서 나온 사리를 모시는 사찰이니 당연히 법당 안에는 부처님이 없다. 다만 창으로 진신사리를 모신 곳이 보인다.
사리는 진신사리, 법신사리(法身舍利), 승사리(僧舍利)가 있다. 부처님 몸에서 많은 과의 사리가 수습되었다. 처음에는 5개 나라에 분양하였으나 아쇼카 대왕 때 전 세계 불교국에 분양되어 봉안하고 있다.
설악산 봉정암(鳳頂庵)이 가장 높은 곳에 모셔진 진신사리다. 백담사에서 봉정암까지 작은 연못이 100개나 되어 백담사(百潭寺)라 한다.
필자의 고향 옆 동리가 구담이다. 지금은 없어져 버렸지만 못이 9개가 있어서 구담(九潭)으로 불리는 곳이다.
청계천이나 청담동은 옛적에는 물이 맑아서 푸를 청(靑) 자(字)를 쓴 것이다.
지명의 의미가 이렇게 깊을진데 편의만을 쫓는 시대가 됐다.
최근 너무 쉽게 지명(地名)을 뜯어고치고 만다. 오랜기간 '당고개역'으로 불렸으나 그만 '불암산역'으로 바꾸고 말았다.
유별나게 산 이름이나 대학 이름을 전철역에다 갖다 붙이고 있다. 서울대역에서 서울대까지는 사실 거리가 꽤 멀다.
분위기 쇄신을 위한 지명을 바꾸는 경우도 더러 있다. 이리는 이리역 폭발 사고 후 익산으로 바꾸었다.
삼천포시는 사천시로 변경했다. ''잘 가다가 삼천포로 빠진다''는 말이 듣기 싫었던가 본다. 말만 그러하지 삼천포에 빠진 사람은 없을 것이다.
마음만 바로 쓰면 세상은 정토(靜土)이자 불국토는 바로 진신사리가 있는 곳이 아닐까 싶다.
친구가 묻는다. ''어떻게 부처님 한 몸에서 사리가 그렇게 많이 나오느냐?''고.
마치 여주 쌀이 전국에 수두룩하고 제주도 똥돼지도 전국 고깃집에 다 있다.
필자 왈(曰), "트럭에 쌀을 싣고 여주를 경유하면 여주쌀"이라고 응수하면 크게 웃어 버린다.
물론 부처님의 진신사리는 그럴 턱이 없다. 사리가 자란다고 한다. 육신통(六神通 : 신족통(神足通), 천이통(天耳通), 타심통(他心通), 숙명통(宿命通), 천안통(天眼通), 누진통(漏盡通)의 여섯 가지 신통력)이 열리시어 삼세(三世)를 관통하신 부처님이시다.
경(經)도 팔만 사천 경이나 된다. 그렇게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부처님은 왕자로 태어나서 인간의 가장 큰 고행과 영화를 겪으시고 중도(中道)를 밝히셨다.
인간의 몸에는 불성(佛性)과 영성(靈性)이 있다. 무서운 잠재력이 이미 있다는 것이다. 무얼 또 다른 데서 찾으려 하는지 여간 답답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