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권(시인)
끝자락 매달린 한 뼘 안에서
촘촘하게 엮어 보려 던 생각들이
덧없이 보풀어 낡아짐을 직시합니다
계획했던 것들 완성치 못한 진실을 숨길 수없이
너무도 큰 부족한 미완성으로
빈 가슴만 휘적거립니다
햇살이 커튼 사이에 길게 눕지 못하듯
짧아진 시간의 공간에 모양 오므라져
외침도 세 치 혀 끝에 맴돌다 입김만 서립니다
촘촘하게 엮어 보려 던 시작 점에 부풀던 풍선은
어이없이 쪼그라들어 다독이지도 못하고
핑계 키우다 회귀의 본능에 마음을 들여다봅니다
유한한 삶의 시간은 도움도 탓도 삼키고
손 놓고 있어도 막힘없이 잘도 흘러가니
세월 등에 걸터앉아 칼칼한 마무리를 해야겠습니다
김제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