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가 10일 비상대책위원회를 열어 3차 경선을 통해 선출된 김문수 대선 후보의 자격을 박탈했다. 김 후보가 한덕수 후보와 단일화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며 이날 새벽녘에 한 후보를 단독 후보로 등록시킨 뒤 찬반 투표를 강행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는 명백히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쿠데타적 행위이며, 정당 정치의 근간을 뒤흔드는 중대한 정치 만행이다.
당원들의 뜻에 따라 공정한 절차를 거쳐 선출된 공식 후보를 지도부가 자의적으로 무효화하고, 당헌과 당규를 무시한 채 새로운 인물을 ‘지명’하듯 밀어붙이는 행태는 어떤 논리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이는 단지 한 명의 정치인을 내치는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힘에 헌신해 온 당원들과 국민의 의사를 짓밟는 반민주적 폭거다.
세계 어느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이런 야밤의 불법적 ‘후보 교체’는 찾아보기 어렵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스스로 ‘민주정당’임을 포기하고, 극소수 당권 장악 세력의 독단과 오만으로 당을 농단하고 있음을 자인한 것이다.
국민의힘의 심야 쿠데타는 즉각 철회되어야 하며, 지도부는 책임지고 전면 사퇴해야 한다.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며, 민주주의의 주인은 국민이다. 그 누구도 이들의 뜻을 멋대로 유린할 수 없다.
국민의힘의 이번 심야 쿠데타는 75만 당원과 상식을 가진 국민들을 기만한 한국 정당사의 흑역사로 기록될 것이며 반드시 법적, 역사적 심판을 받을 것이다.
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선후보 등록 절차를 마치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나섰다.
이 후보는 경남 창녕군 연설을 시작하면서 "밤새 안녕하셨나. 밤새 안녕하기가 참 어려운 세상"이라며 국민의힘이 밤사이 김문수 후보를 한덕수 후보로 교체한 것을 빗댔다.
이어 김영삼 전 대통령의 어록을 소환해 "정치는 너무 격변해 우리가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가만히 있으면 상대방이 자빠진다"며 "그러면 우리가 이긴다"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