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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과부하 걸린 8월에
  • 이창준 기자
  • 등록 2025-08-01 22:4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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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거리는 햇빛이 무섭게 내려보는 한낮

자연을 어우르며 책임지겠다던 수목들도 고개 숙여

맥을 못 추고 하늘을 바라볼 수도 없이

지글지글 타들어 가는 터질 것 같은 공간뿐입니다


이보다 더 뜨겁고 작열할 수 있을까?

적당한 투덜거림 정도는 한고비마다 버거워하지만 

섭리의 도가 넘는 태양의 분노 같은 위선에

어이없이 당하고 맙니다


티끌 같은 바람이 그늘에 맴돌면 막무가내로 대드는

용광로 철판 더위도 시간 앞에서는

비스듬히 기울 그날에 위안의 믿음을 선택하게 됩니다


질기고 질긴 열대야에 별빛 껌벅임도 무색한데

제법 살랑대는 한 가닥 바람이 커튼을 건드릴 땐

시간을 삼키며 뱉어내던 살인 더위도

포만에 주저앉아 멈춤이 있을 8월을 맞이합니다 


김 제 권(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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