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가루지기>는 오래전 신문 연재로 크게 인기를 끌었다. 최근에는 인터넷으로 연재되고 있는데 재미가 여간 쏠쏠하지 않다.
소설의 내용이 야할수록 진솔하다는 역설에 마음이 닿으니 철이 들어서 그런가 보다.
막상 '가루지기'에 대하여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흔히 '가로지기'로 알고 있다.
소설의 주인공인 '옥녀와 변강쇠'는 색의 화신으로 불린다. 강한 힘을 동경하기 때문이다. 남자는 누구나 변강쇠처럼 강한 기력으로 옥녀 같은 여성을 만나길 갈망하고 있지만 겉으로는 숨기고 살아갈 뿐이다.
여성들은 옥녀처럼 지칠 줄 모르는 다중 오르가즘을 체득하여 마당쇠 같은 변강쇠를 만나길 희구하는 경우는 드물지 않을까 싶다.
판소리 다섯 마당 중의 하나인 '변강쇠 타령'을 '가루지기 타령' 이라고도 부른다. '가루지기' 어원은 2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장승을 베어서 땔감으로 쓰던 변강쇠가 그만 죽게 되었다.
시체를 운반하는 자가 변강쇠의 시체를 가로로 졌는데 딱 달라붙어서 떨어지지 않았다는 설이다.
두 번째는 옥녀는 음기가 워낙 센 여자로 유명한데 그녀의 옥문(玉門) 이 세로가 아니라 가로여서 '가루지기'였다는 설이다.
그러나 지금은 음욕 (淫慾)이 강한 여자를 일컬어 '가루지기'라 부르고 있다. 조선시대에 야하기 짝이 없는 이러한 소설이 있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소설 <가루지기>는 표현의 수위가 높다. 중국의 4대 기서의 하나인 <금병매>를 연상시킨다. 다만 변강쇠와 서문경의 성에 대한 모습이 다를 뿐이다.
우리나라는 남아 선호 풍속이 강한 데다 아들을 여럿 놓기 위해 누구나 변강쇠가 되길 바랐다는 것이다.
현재도 거시기(?)에 좋다는 약초와 음식에 많은 투자를 한다.
조화주(造化主)가 인간에게 준 선물이 성희(性戱)라고 할지라도 너무 심하게 밝히는 것은 추한 모습이 아닐까 싶다.
변강쇠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걷기 운동이 최상이란 사실을 밝힌다. '두 다리를 고생시키면 다른 다리(?)가 호강한다'라는 것이 필자의 지론이다.
등산 중에 어느 여성이 ''여자는 어떠냐?''고 묻길래 마땅한 답변이 떠오르지 않아서 나중에 얘기하자고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모든 동물은 번식하여 대(代)를 이어 간다. 유독 인간만이 자식을 낳기도 하고 '오르가즘'이란 별난
쾌(快)의 세계가 있다는 것은 축복 받을 만하다.
지구에서의 삶이 가장 좋다는 이유는 남녀 간의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 내세(來世)에 서방정토보다 원생(願生)으로 인간세계를 바란다는 고승(高僧)이 있기는 하다.
필자도 공부를 더 한 후 염라대왕과 면담을 통하여 다시 우리나라에 태어나고 싶은 욕심이 있긴 하다. 이는 공부만이 키를 쥐고 있다고 본다.
이경국(칼럼니스트.사단법인 박약회 운영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