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는 겨울새와 여름새 의 두 종류가 있다. 물론 나그네 새도 있긴하다. 이때 쯤이면 두루미, 천둥오리, 기러기 등의 겨울철새는 보이지 않는다.
독수리도 겨울 철새이다. 독수리는 대머리다. 생존을 하기 위하여 머리가 시리더라도 대머리가 이상적이란다.
먹이를 잡으면 머리를 박고 내장이 따뜻할 때 먼저 꺼내어 먹는데 머리에 털이 있으면 빠지지 않는다. 참으로 과학적 진화이다. 독수리 '독'자(字)는 대머리 독(禿)字이다.
청둥오리는 소싯적에 가까이서 접할 기회가 많았는데 그 색깔이 무척 아름다운 철새이다.
여름철새는 제비, 뻐꾸기, 왜가리, 두견이 정도가 있다. 가장 친숙한 것이 제비다. 제비는 나무에 둥지를 짓지 않으며 주로 초가집 추녀아래 짓는다.
다음 해에도 꼭 찾아 온다. 초가가 사라지고 농약때문에 먹이도 없다. 잠자리가 주식인데 고추잠자리는 개체수가 줄어서 보호곤충으로 지정되어 있다.
제비가 발을 끊었다. 강남으로 가더니 아파트 값이 치솟아서 그런지 몇년째 돌아오지 않고 있다. 남쪽의 도서지방과 몇군데만 제비를 볼 수가 있단다.
제비는 공중곡예의 명수다. 연상되는 말로는 제비족이 있다. 그리고 '지지배배'가 그들의 언어이다. 의성어는 한글만이 표기가 가능하니 영어를 밀어내고 이도문자 (세종대왕의 이름)가 세계어로 쓰인다고 한다.
한글은 주시경선생이 쓰기 시작했다.
제비는 새끼의 얼굴을 기억하고 먹이를 골고루 준다. 인간은 소득에 따른 분배에 늘 근로자의 불만이 크다. 조류는 그러하질 않는다.
제비는 음력 3월 3진에 와서 9월 9일에 강남으로 간다.
어릴 때는 강남으로 간다고 하여 청담동 정도쯤 가는 줄 알았다.
잡식조류인 제비는 인도, 동남아, 필리핀, 뉴기니 등지에서 겨울을 지내고 오는데 강남 간 제비가 오지를 않으니 너무나 섭섭하다.
흥부와 놀부 박씨도 제비가 없으니 전설같은 얘기가 그만 사라져 버렸다.
제발 올 봄에는 제비가 돌아 왔으면 좋겠다. 제비앞장 세우고 봄이 온다고 했는데 제비가 돌아오지 않으니 봄이 순간적으로 지나가 버리고 만다.
제비가 오지 않는 환경은 재앙에 가깝다고 본다. 제비가 돌아 오도록 정부의 각 부처에서 적극적인 정책을 펼쳤으면 좋겠는데 거기까지 생각할 위인이 있을까 싶다.
이경국(칼럼리스트 · 사단법인 박약회 운영위원)